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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에 띄운다. 시 조순자. 낭송 김현희

하늘에 띄운다


시 조순자
낭송 김현희



늦가을 노랑 국화 속에서 희미하게 멀어져간
나의 첫사랑 아버지
술 한 잔 거나하게 하신 날은 밤새워 코골이 하셨다
큰 소나무 밑에서 도깨비들과 씨름해 꼭 이겼다고 하셨다

내가 꽃을 좋아한다고
울타리에 코스모스
대궐을 만들어 주셨다
내 첫 사랑의 기억이 형형색색의 그리움으로
무름쟁에 그대로 묻어 있다

아들을 위해서는 아카시아향기를
딸들을 위해서는
빨간 장미를 심어
계절마다 향기에
취하게 하셨다

지금은 하늘 길을
걷고 있을 세 사람
세 사람이 만나 꽃길을
걷고 있겠지
올해 아버지 오실 날에는
하얀 국화 한 다발 대신
커피 한 잔 올려야겠다

커피 좋아하신
나의 첫사랑 아버지
가을꽃 피어나면 유난히 더 많이 생각난다
그리고
하늘 꽃 피우고 있을
사랑하고 보고 싶은
두 동생들
너무나도 그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