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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자들이 말하는 행복의 7가지 원칙

심리학은 인간이 행복하기 위해서 충족해야 할 조건이 무엇인지를 연구하고, 이에 관한 프로그램을 개발해서 보다 행복해질 수 있는 훈련을 실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심리학자들의 의견은 행복은 적극적으로 나서서 개발해야만 하는 대상이라는 점에서 모두 일치하고 있다. 행복은 저절로 생기는 것이 아니라는 뜻이다. 그렇다고 고통, 스트레스 그리고 근심걱정을 떨쳐버리면 곧 행복해지는 것도 아니다. 인생에 커다란 어려움이 없는 사람들은 행복이 아니라 오히려 지루함을 느끼기 때문이다. 다른 말로 하면 행복은 아름다운 것이지만 이를 얻기 위해서는 적지 않은 노력을 기울여야만 하는 것이다. 심리학자들은 행복을 얻기 위해서 구체적으로 어떻게 노력해야 하는지를 정리하여 다음과 같은 원칙들을 제시했다.
행복해지기 위한 첫 번째 원칙은 활동성이다. 우리의 뇌는 무엇인가 몰두할 만한 일거리에 항상 목말라 있다. 정신적으로 멈추어 서 있으면 기분도 덩달아 나빠진다. 그저 딱 하루 쉬었을 뿐인데도 일련의 뉴런들이 곧바로 사망하고 정신을 사용하지 않으면 뇌는 위축되기 마련인데, 이는 불쾌감이 지배적일 때에도 통상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다. 의욕상실증은 곧바로 우울증으로 연결되기 쉬운데 이는 호르몬의 수급에서 도파민의 공급이 충분히 이루어지지 않기 때문이다.
우리가 잠시도 쉬지 않고 일을 해야만 행복에 필요한 활동성을 유지하는 것은 아니다. 예를 들면 스포츠가 그러하다. 스포츠를 통해 육체적인 긴장이 성공적으로 일어나면, 그 대가로 우리의 뇌 안에는 이미 새로운 뉴런이 형성되는 것이다. 이 밖에도 아끼고 좋아하는 일도 삶의 기쁨을 증대시키지만, 규칙적으로 반복되는 경우에는 스스로 자명한 것이 되어서 장기적인 관점에서 더 이상 행복을 불러오지 못한다. 기분 전환과 새로운 것이 행복의 원천이 될 소지가 많기 때문이다. 행복 추구에 대해서 미심쩍은 시선을 지녔던 비트겐슈타인은 행복을 등지고 가는 길을 잘 알고 있었다. “무엇을 먹는가, 이것은 아무 상관이 없다. 어찌 되었든 배를 채우기는 마찬가지였으니까”라는 그의 언급은 불행으로 가는 첫걸음이 무엇인지를 보여준다.
행복의 두 번째 원칙은 사회적인 삶이다. 에피쿠로스는 공사석을 막론하고 스스로가 중심적인 역할을 하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았지만, 지속적인 행복의 원천으로 사회적인 관계만 한 것이 없음을 잘 알고 있었다. 친구 및 파트너 관계 그리고 가족은 하나의 울타리를 형성하는데, 이 안에서 우리는 고양된 감정을 느끼게 된다는 것이다. 파트너와 체험을 함께 나눌 때에 행복은 더욱 증폭되고, 아늑함을 느끼면 남성들의 경우에 옥시토신이 여성들의 경우엔 바소프레신이라는 호르몬이 분비되었다. 사회적인 결속을 긴밀하게 지니고 있는 사람은 위급이 닥쳤을 때에 혼자가 아니다. 인생의 행복을 유지하는 데 돈과 소유물보다도 더 중요한 것은 좋은 파트너 관계 그리고 빈번한 섹스 관계이다.
행복의 세 번째 원칙은 집중이다. 에피쿠로스는 제자들이 어떻게 하면 지금 그리고 여기 있는 것만을 생각하며 즐길 수 있는지를 가르쳐주기 위하여 많은 시간을 할애하였다. 그는 예를 들어 꽃의 향기, 일정한 형식의 아름다움 그리고 치즈 한 조각의 맛 등을 대상으로 특정한 즐거움에 집중하는 것이 삶의 기쁨을 보다 증대시킨다고 주장하였다. 사물에 유효한 것은 인간에게도 그대로 적용될 수 있어야 했다. 그래서 누군가 다른 사람에 대해서 집중적으로 관심을 쏟으면 쏟을수록 그에 대한 감정과 동정심도 더불어 증대된다는 것이다.
뇌 연구의 관점에서 말해보면 적어도 당신의 마음에 드는 의식 상태가 있으면, 이를 끝까지 파헤치고 즐기라는 의미이다. 인간이 무념무상으로 빠져들어야 하는 일에는, 그 일을 하고 있다는 생각조차 없어야 한다. 좋은 식사를 하면서 살이 찔 걱정을 한다거나, 대화를 하면서 시계를 보는 행위는 현재의 체험을 말살시키는 것이나 마찬가지이다. 때때로 미래를 생각해보는 것은 의미가 있겠지만, 끊임없이 미래를 생각하는 것은 현재를 앗아가 버린다. 엉뚱한 미래를 위해 또 다른 계획을 짜느라 눈앞의 현재를 제쳐두고 허겁지겁 살고 있는 것이 대부분의 인생인 것이다.
행복의 네 번째 원칙은 현실적인 기대이다. 행복은 기대하고 있는 것이 무엇인가에 좌지우지된다. 가장 빈번하게 저지르는 실수는 지나치게 큰 기대, 아니면 지나치게 작은 기대를 갖는 경우로서 모두 불만족스러운 결과를 낳는다. 지나치게 큰 기대를 받고 있는 사람은 불필요한 스트레스에 노출되어 있고, 그 반대의 경우에는 도파민의 분비가 적기 때문에 의욕상실증과 무관심에 시달린다. 이렇게 열정이 부족한 상태는 기대를 더 낮추게 되는 계기가 되고, 그래서 더 심한 의욕상실증에 빠져서 걷잡을 수 없는 악순환이 시작될 수도 있다.
행복의 다섯 번째 원칙은 좋은 생각이다. 좋은 생각은 행복의 원칙들 가운데서 아마 가장 중요한 원칙일 것이다. 행복한 느낌이 무엇인가에 대해서는 에피쿠로스 그리고 긍정의 심리학은 의견을 같이하고 있는데, 이는 우연이 아니다. 이들은 행복한 느낌을 ‘올바른’ 생각과 감정이 가져다준 당연한 결과로 보기 때문이다. 이들의 주장에 의하면 쾌락을 불러오고 불쾌감을 없애주는 것이 곧 좋은 생각이다. 심리학자들이 환자들에게 즐겨 사용하는 트릭은 다음과 같은 말이다. “정말 행복에 사로잡히신 것처럼 그렇게 행동해보세요. 그렇게 하다 보면 정말 그렇게 됩니다!” 그러나 이것은 말하기가 좋아서 하는 이야기지 이를 행동으로 옮기자면 그렇게 간단하지 않다. 내가 아주 침울해 있을 때에는 스스로에게 좋은 기분을 불러올 기운조차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러시아의 작가 표도르 도스토엡스키는 세심한 심리학자이기도 했는데, 그는 좋은 생각에 근거한 도덕을 다음과 같이 정확하게 묘사하였다. “알고 보면 모든 것이 좋은 것이다. 하나도 빠짐없이 좋은 것이다. 인간은 자신이 행복하다는 것을 모르기 때문에 불행하다. 이것 이외에 인간이 불행할 이유는 사실상 없다! 이를 깨닫는 순간에 행복이 시작된다.” 이 주장의 요지는 내 인생에서 일어난 사건을 평가함에 있어서 나에게 많건 적건 간에 자유가 주어져 있다는 것이다. 어느 정도 자유가 주어져 있는지는 물론 논쟁의 여지가 있다. 인생을 한 권의 책이라고 한다면 아름다운 글귀를 붙들고 늘어지게 될까, 아니면 슬프고 지루한 부분에 머물게 될까?
나는 어떤 길을 선택하게 될까? 이는 자신의 감정을 평가함에 있어서 이성의 역할이 어떠한가에 따라서 달라질 것이다. 그런데 나는 왜 부정적인 것에 그토록 오랫동안 집착하고 있는 것일까? 물론 내가 어떤 사물을 부정적으로 또는 긍정적으로 느낄 때에 나의 자유의지가 개입할 여지는 없다. 그러나 내가 나의 이러한 느낌을 스스로 평가하는 경우에 나는 어느 정도 나의 자유의지를 행사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자유의지는 자율적인 연습을 통해 그 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는 대상이 된다. 자신의 감정을 나름대로 기준에 맞추어 정리하고, 상대화시킬 수 있는 능력은 스스로 습득해낼 수 있는 중요한 기술인 것이다.

행복의 여섯 번째 원칙은 행복을 찾기 위해 허둥대지 말라는 것이다. 새옹지마라는 고사성어가 있듯이 불행을 있는 그대로 태연하게 받아들이는 일은 인생살이에 필요하고 중요한 예술이다. 불행의 한가운데에는 바람직한 그 무엇이 숨겨져 있는 경우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끔찍한 고통을 겪고 있는 수많은 환자들이 병이 든 후에 오히려 더 삶을 진지하게 살고 있다고 고백하고 있다. 갖가지 성격의 위기, 곤궁함 심지어는 운명의 타격도 솟아날 구멍을 어딘가에 예비해놓고 있다. 위기가 닥쳤을 때에 오히려 보다 나은 새로운 계기가 마련되는 경우도 있다. 문제는 위기를 전환점으로 만들 기회가 어디에 숨겨져 있는지 사람들이 모르고 있다는 점이다. 탈출구가 보이지 않는 상황에 대해 불평을 늘어놓는 일은 가장 널리 퍼져 있는 불행의 형태이지만, 긍정의 심리학 입장에서 보면 이는 새로운 출발점에 불과한 것이다.
행복의 일곱 번째 원칙은 일을 통해서 기쁨을 찾으라는 것이다. 이 원칙은 행복의 첫 번째 원칙인 활동성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일은 우리가 일정한 활동성을 유지하도록 강요하는 성격을 지니고, 사람들이 많은 일을 해내기 위해서는 일정한 압박을 감수해야만 한다. 물론 모든 일이 다 이러한 성격을 지닌 것은 아니지만 대부분의 경우가 여기에 해당되기 때문에 일은 가장 훌륭한 심리치료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실직자의 경우에는 심리적인 자기 치료의 가능성이 차단되어 있어서 어려움이 가중된다. 일을 하지 않는 사람은 자기 자신을 쓸모없는 사람으로 여기고 무력증에 빠지기 일쑤이며, 도파민과 세로토닌도 적게 분출된다. 이러한 관점에서 지그문트 프로이트는 “사랑하고 일을 할 수 있는 곳”에 행복도 있다고 보았다.